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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을 지휘하라

지식 연주가 Knowledge Designer 2014.10.23 04:31

창의성을 지휘하라 <CREATIVITY.INC>


21세기 가장 창의적인 기업으로 손꼽히는 픽사 (PIXAR) 의 에드 켓멀이 회고하는 그들의 창의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더불어 예술과 기술이 어떻게 만나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지에 대한 내용도 있습니다. 픽사의 역사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와 함께 일했던 존 레스터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예술은 기술에 도전하고, 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불어넣는다.' 저는 이 말이야말로 픽사의 역사를 그대로 나타내는 언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애니메이터의 수작업을 거듭된 기술의 발전이 치환하고 새로운 표현을 가능케 하는 경지까지 오르게 한 것은 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우리는 '겨울왕국'의 영상에서 이걸 너무도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출발점은 픽사의 역사를 회고함과 더불어 기존 기업들의 성장 정체성에 있었습니다. 저자인 에드 켓멀은 '내가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관찰하면서 느낀 대목은 기업의 흥망성쇠와 기술진보에 따른 업계의 지각변동이 아니라, 외부 경쟁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정작 기업을 파멸로 몰고 가는 조직 내부의 문제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영자들의 맹점이었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책에 나온 것처럼 픽사는 현대의 가장 보편적인 기업경영시스템인 MBA 출신의 전문경영인의 체제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장 극단의 평가를 받는 스티브잡스와 애니메이터 출신의 에드 켓멀, 회사의 태동기까지 가면 영화감독인 조지 루카스가 경영자였는데, 이들은 MBA 와는 거리가 먼 인물들입니다. 이미 확립된 조직구조와 효율성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경영방식은 픽사와는 맞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디즈니에 인수될 당시의 상황도 주목해봐야 합니다. 인수합병 역사에서 흔히들 보이는 점령군의 지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픽사의 문화와 자율성을 모두 인정하고 모기업인 디즈니에서 수혈까지 합니다. 그로 인해 디즈니의 문화적 역량이 더욱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꽃피울 수 있었다고 봅니다. 물론 그들의 여정이 쉽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1986년 스티브잡스가 픽사를 주도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때에 픽사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의 신생 벤처기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당시 픽사는 파산 위기에 처한 신생 영화사에 불과했지만, 직원들은 신념을 공유했다. 우리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면 관객들도 보러 올 것이라는 신념이었다. 우리는 이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올리는 시시포스처럼 불가능한 일에 무모하게 도전하는 기분을 맛봐야 했다.' 고 에드 켓멀은 회고합니다. 그럴싸한 문구로 포장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집중, 집중, 집중하라!" 라는 경영도서들의 문구는 저 멀리로 처박아두고 말이지요. 


그러한 신생기업이 지금의 픽사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그들이 겪은 시행착오와 그에서 얻어진 교훈들이 이 책의 주요내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챕터 4인 <픽사의 정체성 구축> 입니다. 토이스토리 2 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퀄리티 미달로 대폭수정 해야할 상황에 놓이게 된 팀이 경영진의 판단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준을 오롯이 적용해서 스탭을 새로 세우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로 결정한기로 한 그들. 마감 기한을 맞추기 위해 모든 직원이 녹초가 될 정도로 일하게 되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피사를 밑바닥에서부터 되돌아보게 되고 더 나아가서 픽사라는 기업 자체가 절대 안주하지 않는 문화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실수를 저질렀을 때 변명하지 않고 솔직하기.최대한 빨리 틀려 학습하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움을 향해 전진하기, 위험요소에 유연하기 대응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 등이 바로 이에 해당합니다. 그들이 가진 여정 속에서 겪은 실패들이 바로 이런 것들이 자리잡게 만들었습니다.


에드 켓멀은 '픽사의 역사는 예술, 기술, 비즈니스의 역동적 상호작용에 대한 증언' 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들이 어느 한쪽에만 극도로 치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 고유의 문화와 혁신이 작용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직이 성장하게 되면 과거에 그들을 찬란하게 만들었던 역동성은 사라지고 편향되어 정착하고 정체되어버리곤 하는데, 픽사에서는 예술, 기술, 비즈니스가 서로 혁신시키는 추진력으로 작용하여 그 세가지 축이 각각의 방향으로 팽창하여 성장했습니다. 이것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났는지는 책에 사례로 나와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로 창의성에 대한 그의 생각이 주목할만합니다. 에드 켓멀은 경영자는 과거에 효과를 본 것이나 초심자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 저항해야 한다고 합니다. 실패를 회피하기 위해 과거로 회기하는 것이 오히려 실패 확률을 높일 뿐더러 창조를 가로막는 다고 말하면서 말이지요. 또한 과거와 미래의 잡념에서 벗어나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그래야 동료들이 시야에 들어와 신뢰할 수 있고, 현재에 집중하게 되므로 실험할 의지가 생기고, 실패할 수도 있는 일을 시도할 용기가 우러나온다고 그 근거로 설파합니다.


마지막으로 창의성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봅니다. 에드 켓멀이 지켜보고 경험한 바에 따르면, 창의적인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번뜩이는 영감으로 비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헌신하고 고생한 끝에 비전을 발견하고 실현한다고 합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것이 바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창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웅담에나 나오는 번뜩이는 것이 아니라 문화로서 살아숨쉬는 지속가능한 창의성입니다. 그것은 바로 문화가 아니면 발현될 수 없는 것입니다. 컴퓨터공학자 앨런 케이가 말한대로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라는 신념을 가지고 불확실성을 넘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그것은 고독한 개인이 아니라 목표와 신념을 공유하는 팀이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평범한 팀에게 맡기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온다. 반면 평범한 아이디어를 탁월한 팀에게 맡기면, 그들은 아이디어를 수정하든 폐기하든 해서 더 나은 결과를 내놓는다. 적합한 팀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구현하는 선결 조건이다. 재능있는 인재들을 원한다고 말하기는 쉽다. 경영자들은 재능있는 인재들은 원하지만, 정말로 핵심관건은 이런 인재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다. 업무에 적합한 인재들이 심성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보다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창의적인 일의 시작은 바로 그 창의적 활동들이 제약받지 않고 발휘될 수 있는 문화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혁신에 관련된 프로세스와 번뜩이는 프로그램들이 있고 혁신가들 또한 많습니다. 핵심은 지속적인 효과성의 생산입니다. 경영학의 구루인 피터드러커는 "FOCUS ON CONTRIBUTION" 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 말은 실제로 기여하는 일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네 문화를 보면 지나치게 절차와 단기적 성과에 매몰되어 있지는 않는지요.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은 다르게 볼 수 있어야 하고 그건 이전과는 분명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관료와 같이 일하면서 번뜩이는 것을 만들어낼 것을 요구한다면 이는 언어도단이겠지요.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픽사는 창의적인 걸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 기업입니다. 어쩌면 애플보다 스티브 잡스의 DNA 를 더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이런 면입니다. 창의성을 저해하는 위협에 기꺼이 대항하고, 자신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는 것일 터입니다. 이네들 또한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창의적인 기업이 픽사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픽사를 참고해야 할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 리뷰보다는 직접 읽어보시는 것이 보다 생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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